[김은아의 도시스카프] 나눔일까 배급일까, `희망곳간`의 역설
[김은아의 도시스카프] 나눔일까 배급일까, `희망곳간`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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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없는 희망곳간, 나눔 방식은 달라져야 예산은 있어도 배려는 없어, 공허한 복지행정 조선시대 사대부 곳간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 소외를 돕는다면서 오히려 소외 키우는 구조
곳간은 익명성이 보장되어야 모름지기 곳간이다. 얼마 전 한 지방의 행정기관 입구에 있는 '희망나눔곳간'을 보았다. 서너 평가량의 아담한 목조건물이다. 곳간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이 드나드는 출입구에 자리 잡았나 들어가 보니, 몇 가지 소박한 생필품과 약간의 식료품이 진열되어 있었다. 곳간 관리자는 취약계층이 바우처를 가지고 와서 필요한 물품을 가져가는 곳이라고 했다. 장부도 있다. 신원을 확인하고 장부에 이름과 품목도 적는다. 한 달에 1회, 1만원 한도에서 원하는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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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곳간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시가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작한 이후, 지자체들의 참여가 늘고 있는 추세다. 나눔 문화 확산, 지역공동체 회복, 취약계층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한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약자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방식이다.
지자체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연 5만원에서 12연평도통신요금
만원 한도 내에서 매월 1~2만원을 쓰는 방식이다. 달걀 한 판과 우유 한 팩을 받아가려면, 먼저 곳간 뒤에 있는 민원실에 가서 담당자에게 바우처 도장을 받아야 한다. 그 다음은 도장 찍힌 바우처를 들고 곳간에 들어가서 곳간 관리자에게 바우처와 신분증을 같이 제시한다. 필요한 물품을 고른 후에 다시 관리자에게 확인을 받고, 가져갈 물품을 적고 자필 서명을 스마트상호저축은행
한다.
절차가 길고, 민망하기도 하다. 두 사람의 담당자를 거쳐야 하고, 각 담당자 옆에는 다른 직원들도, 경우에 따라서는 아는 사람도 만날 수 있다.
사용자에 대한 배려를 어떻게 디자인했을까. '월 1회', '1만원 한도'라는 것이 현실적인가. 우리나라 최저 시급은 현재 1만30원이다. 자신이 취약계층이라는 것을 갈청주차량담보
때마다 확인받아야 하고, 신분증을 제시하고, 자필서명까지 해야 한다.
'나눔'이라는 용어가 과연 적절한가. 이것은 사회적 낙인이다. 기관의 관점에서는 복지 행정은 해야 하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지급되어야 하니 신원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 수령 확인과 물품 재고 관리를 위해서도 수기 서명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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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인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 디자인이다. 전시 행정으로 서비스의 모양은 갖추고 있으나 내용은 공허하다. 기부자는 쉽게 갈 수 있을지 몰라도,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발길을 뗄 거라 기대되지는 않는다.
결식아동을 위한 급식카드를 보자. 꿈자람카드, 드림카드 등은 일반 카드와 달랐고, 마그네틱 카드로 전용 리더기가 있어야 해서 sbi 정기적금
편의점 외엔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무엇보다 낙인효과로 인해 급식카드가 있어도 창피해서 차라리 굶기를 택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다행히 일반 카드로 교체 발급하고 사용범위도 일반 음식점으로 확대해 이러한 문제점들이 보완되고 있다.
희망곳간도 마찬가지다.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음으로 파생된 여러 문제가 있음에도 이런 곳간들이 '복붙'되는 것은 햇살론 필요서류
서비스 수혜자뿐만 아니라 공급자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좋지 않은 답안지를 공유하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에서 만들었으니 곳간은 잘 지었다. 건물이 좋다고 서비스가 좋은 것은 아니다. 서비스를 설계하려면 '마음 곳간'이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우리말에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다. 불법카드발급
곳간은 예산으로 누구든 지을 수 있지만, 운영 방식이나 사용자의 입장에 대한 배려나 고민은 예산이 있어도 어렵다. 사용자를 배려할 마음이 선행되지 않으면 수백억의 예산이 있어도 불가능하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예산을 반납해 버릴 것이다. 프랜차이즈 치킨집 개업하듯이 00호점 개소식으로 서류상 훌륭한 성과는 적시될지 몰라도, '누구대부중개수수료 상한제
를 위한 곳간인지'는 진정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수요자 1명이 월 1회 1만원씩 100년 동안 가져갈 물품을 돈으로 모아도 그 곳간을 짓기에는 턱도 없다. 치킨집에서는 치킨이라도 사 먹을 수 있지만, 이 곳간은 그렇지 못하다. 공갈빵처럼 거죽이 커서 다 먹으면 배가 부를 것 같지만, 막상 한 입 베면 '공갈'빵이라는 것을 금방 여성직장인
안다. 달콤한 빵 껍질이 입안에서 녹기도 바쁘게 배고픔이 다시 밀려온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은 곳간을 백성들 눈에 띄는 곳에 짓지 않았다. 모름지기 곳간은 보안이 생명이고 관리가 잘 돼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안채 뒤편이나 외진 곳에 두었다. 곡식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필요할 때 마을 주민들에게 구휼미를 나눠주며, 지역사회 연대감을 강화하기도 했다.
오늘날 희망곳간은 사용자들에게 심리적 부담과 낙인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전에 반드시, 그리고 충분히 설계할 수 있었다. 행정기관에서는 접근성 도모를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심리적 접근성을 이들은 배워야 할 것 같다.
행정기관 입구를 환하게 비추는 희망곳간은 소외계층을 일반인과 더욱 분리한다. 혜택을 요청하는 자와 수혜를 승인하는 자로 나눈다. 사회통합과 복지실현이 현실에서는 무색하다. 말없이 조용히 나눔을 실천하는 시민들도 많다. 이들의 왼손은 드러나지 않는데 그들의 왼손은 말까지 한다.
곳간을 설치하는데 예산을 들이기보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각 읍, 면, 동에 하나씩 설치한다면 그 예산은 누가 감당을 할 것인가. 아동급식카드처럼 디지털 바우처를 도입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곳간이 없어 물품 기부를 못 받은 것도 아니다. 지원 한도도 현실적으로 해야 한다. 푸드뱅크 제도가 선진화된 북미나 유럽에서도 '익명성'을 우선에 둔다. 물리적 어려움보다 '마음의 복지'도 중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근사한 '희망곳간' 대신 '마음의 곳간'을 세우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